한국인의밥상 원산도 초전마을 주꾸미 식당위치 충남 보령시 오천면
그 시절의 봄, 다시 맛봄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은 모두 봄날이었다! 추운 겨울을 지나 다시 찾아온 섬마을의 봄. 내일은 또 어떻게 이 순간을 추억하게 될까? 오늘, 다시 맛보는 그날의 봄!
꽃이 아니어도 좋다. 바다는 이맘때만 맛볼 수 있는 봄철 진미로 봄소식을 전한다.
봄바다의 풍요로움
물오른 주꾸미가 어부의 어망을 채워주고, 어머니만 홀로 남은 외로운 섬, 추도의 갯벌에선 바지락, 쫄장게가 새싹처럼 불쑥 인사를 건넨다. 그뿐인가! 겨울이 물러난 태안의 김 양식장에선 쇠락해 가던 아버지의 바다를 꿈으로 바꾼 아들도 있다. 지나간 시절의 봄을 추억하며 오늘을 또다시 웃음꽃으로 채워가는 섬마을 사람들에게 봄 바다는 어떤 빛깔로, 어떤 맛으로 다가올까?
초전마을에 찾아온 봄 손님, 주꾸미 –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봄의 황금 손님, 주꾸미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던 섬, 원산도. 지난 2019년 원산안면대교가 생긴 후, 이곳 원산도는 안면도에서 차로 10여 분이면 찾아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 되었다. 원산도 초입에 자리한 초전마을에는 요즘 섬을 들썩이게 하는 봄 손님이 찾아왔다는데. 바로, 이맘때면 알이 차서 더 맛있다는 봄 주꾸미!
주꾸미는 조개껍데기 속에 주로 서식하는 습성이 있어 소라껍데기를 이용해 조업을 한단다. 새벽에 출항한 어부, 양상식 씨의 배에도 봄 주꾸미가 한가득 잡혀 올라왔다. 기운차게 꿈틀대는 주꾸미를 가득 들고 향한 곳은 손맛으로 소문난 초전마을 부녀회원들이 기다리는 초전마을 사랑방이다.
옛날에 주꾸미는 원산도 어부들에게 그리 환영받는 손님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주꾸미가 잡혀도 바다에 다시 버리고 올 정도였다고. 이제는 봄 주꾸미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섬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제철 맞은 주꾸미로 맛 좋은 한 상을 준비하기 위해 최순자 씨를 필두로 초전마을 부녀회원들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살짝 데쳐 주꾸미 본연의 맛을 살린다는 주꾸미숙회부터 매콤하게 볶아내 더 맛있다는 주꾸미볶음, 알이 꽉 찬 주꾸미가 통째로 들어간 주꾸미전골까지! 노곤한 춘곤증도 이기는 기운찬 주꾸미 밥상에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반가운 봄의 전령사, 주꾸미와 함께 즐거운 봄날을 보내고 있다는 초전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소개된 곳
- 초전부녀맛집
그 시절의 봄, 바다의 소중한 선물인 주꾸미를 맛보며 섬마을의 따뜻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봄의 풍요로움과 함께 우리의 마음도 따뜻해진다. 함께하는 식탁 위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함께 봄을 맞이하여 섬마을의 소중한 문화와 맛을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